이건 직감인데, 애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건 틀린 것 같다.
애들은 자라다가 어느 순간 '어른인 무엇'과 교체가 되고,
자라던 애들은 현세계에서 감지하기 힘든 다른 세계의 무엇으로 변해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어른 원국으로 불린다면
이 어른 원국은 어린 원국이 자라서 된 원국이 아닌 것 같다.
어느 순간 누구도 모르게 어른인 원국이로 교체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두꺼비 집의 퓨즈를 갈아끼웠는데, 여전히 두꺼비는 그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여전히 형광등은 잘 켜지고 별빛은 어둡고 개똥은 지저분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다.
똑같은 세상. 똑같은 나. 라는 확신으로 살아간다.
그러므로 조금씩 자라던 원국은 여전히 자신이 어린 시절의 그 원국인 줄 아는 어른 원국을 이곳에 남겨두고
다른 어느 곳으로 옮겨져 다른 무엇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옮겨간 어린 원국도, 지금의 어른 원국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지금의 어른 원국이 교체되어 사라진 어린 원국을 그리워하는 것처럼?
애들이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일단 어느 순간에,
대체 몇년도 몇월 몇일 몇시 몇분부로 어린이가 어른이 된다는 건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변화의 과정이라기엔, 애들과 어른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다.
본래 사람이 태어날 때 <아이생명> <어른생명> <노인생명> 이렇게 몇 개의 생명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오락실에서 갤럭시를 하다 하나씩 격추되어 죽는 것처럼
어느날인가에 <아이생명>이 격추되어버린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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