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63, IKEA
개인적으로 ‘미니멀리즘에 대한 맹신(The myth of minimalism)’에 가장 공감했어요. 사람들이 집에서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은 넘쳐나는 물건이라는 내용이에요.
이는 다시 말해, 많은 사람이 ‘미니멀한 삶’을 동경하면서도 현실에서는 그렇게 살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보여주는 간결하고 깔끔한 라이프스타일을 선망해요. 하지만 실상은 그런 모습을 추구하려는 발버둥에 가깝죠.
또 하나 공감한 내용은 두 번재 갈등으로 꼽힌 사적인 영역에 관한 것이에요. 리포트에서는 ‘개인적인 공간의 필요성(I need my space)’이라는 제목으로 공개했는데, 사람은 자신만의
공간을 정의할 수 있어야 그곳을 진정한 집이라고 느낍니다. 하지만 오늘날 하우스 셰어링 등 주거 형태가 다양해지고, 과거보다 자주 이사를 하면서 가족뿐만 아닌 타인과도 공간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여전히 많은 이가 함께 사는 사람과 ‘영역’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걸 힘들어한다는 게
흥미로운 점이었어요.
문승지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싱글이 급증하자 반려동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소파를 디자인했고, 산업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었을 때는 디자이너로서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을 담아
합판에서 버리는 자투리가 한 치도 생기지 않게 의자 4개의 설계도를 합판 한 장에 배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가구를 제작하기 전에 가구를 만드는 목적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형이 아닌, 가구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코오롱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레코드Re;code와 함께 장애우 복지시설 라파엘의 집에 사는 중복 장애아를 위한 소파를 만들었어요.” 문승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라파엘의 집을 5개월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장애가 둘 이상인 아이들의 고충이나 필요를 잘 모르니, 저 또한 이케아처럼 그들을 직접 관찰하기로 했죠.” 5개월간 리서치한 끝에 세상에 나온 소파 3개는 아이들의 행동 반경이나 성향,
태도 등을 반영해 모듈 형태로 만들었다.
“10분이란 시간은 자신이 받을 시급의 6분의 1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간은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자신의 삶을 10분 단위로 쪼개어 중요하지 않은 업무에 보내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보세요.”
우리가 물건의 모양이 아니라, 세상의 모양을 변화시키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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