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즈




생각해보면, 올해 일흔 다섯의 아버지는

여자친구의 개를 닮았다.

하얗고 눈부시다는 점이 아니라

나쁜 습관을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그로 인해 사람들 많은 곳에 같이 가기가 꺼려진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개는 단지

자기가 행복하기 위한 행동을

그리고 자기가 싫어하는 것들에 대한 태도를 솔직히 

표현하는 것 뿐이고. 

개의 아주 많은 좋은 점들 중에서도

하필 그 점을 닮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차마 대화할 용기가 없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대를 살아보지 못했던

자식은 자신의 일흔 다섯 살 난 아버지를

여자친구의 개에 비유한다.

그것은 또한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자식의 습관이다.


아버지는 어찌보면 자신의 70여년에 길들여져있고,

그 상태로 자식에게 입양된다.

그리고 버림받을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면서도

털빠진 70여년을 그러모아 이빨을 그르렁댄다.

빨갛고 비위 상하는 목줄을 들이밀며

빨리 산책 가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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