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었을 때 풍경



꼭 몸이 젖어있을 때만 보이는 풍경이 있다.

젖어있는 풍경이 아니라, 젖었을 때 보이는 풍경.

심지어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인데도

물에 젖기 전과 젖은 후 풍경이 전환한다.

야외풀에 한번 들어갔다 나올 때 보이는 풍경도 그렇고

샤워할 때마다 벽을 뚫고 들어가 비춰지는 풍경도 그렇다.

어쩌면 그때마다 보이는 풍경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때마다 다른 나로 교체되는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그런가 하루 중 젖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와

누군가가 그리울 때의 느낌이 닮았다.






'som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성  (0) 2019.02.19
순천만  (0) 2019.02.12
꼭 한 명  (0) 2019.02.08
파리  (0) 2019.02.08
미러 썬글라스를 끼고  (0) 2019.02.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