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를 잡으러 아프리카로, 마에노 울드 고타로, 북하우스, 2018(초판 발행)



 

 밤에는 연구소 안을 배회했다. 관찰하는 눈을 단련하기 위해 외부 등에 모여드는 벌레들을 관찰했다. 곤충을 관찰하는 ‘눈’은 일단 녹이 슬면 원상 복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박사를 취득한 연구자는 취직이 결정될 때까지 박사후 연구원(post doctor)으로 일한다. 이들은 1~2년짜리 연구직을 전전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요컨대 박사후 연구원은 박사판 파견사원 같은 존재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내가 다른 분야 종사자한테 매력을 느꼈을 때는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 자체에 흥미를 느낀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애초에 누군가를 사로잡는 데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자연계를 들여다보면 곤충은 달콤한 꿀이나 수액에 유혹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달콤한 이야기나 사물 쪽으로 기운다. 다들 달콤한 걸 좋아한다. 

바로 그거다! ‘타인의 불행은 꿀맛’인지라 사람들은 나의 불행이라는 달콤함에 이끌린 게 아닐까. 느낌에, 웃기는 얘기보다 자학적인 얘기에 더 많이 웃는 것 같다.






 눈썹을 하얗게 칠한 진짜 속셈은 중대한 무대에서 바보 같은 짓을 할 수 있는 용기와 동심이 있다는 것을, 백락(하쿠라쿠)이라면 간파해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발상을 중시하는 교토 대학이라면 분명 나의 진의를

알아줄 것이다. 위험한 도박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메뚜기는 성충이 되면 장거리를 비상할 수 있게 되어 하루에 100킬로미터 이상이나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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