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시간 정도의 공백
초를 켜고
고추에서 떨어진
털들을 주워 하나씩 태운다
다섯 개째 곱슬곱슬하던 털이
검은 날개를 펴고 날아갔다
우주 저편 어딘가
지구인의 음모(陰毛)를 기다리는
연약한 외계인이 있을지도
시를 쓸 때마다 마시라고
어느 교수가 준 술을 마신다
대체 왜 시를 쓸 때
술을 마실 거라고
생각하는지
팬티만 입고 밥을 먹을 때
니 발이 왜 그러냐고
아버지가 물었다
긁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조심해야지 큰일 난다고 하셨다
아버지 다리에는
월남 해파리에 쏘여서 생긴
정맥경환가
그런게 있다
초가 질질거린 후에 작아진다
술이 뜨끈뜨끈하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분 정도의 기록 (0) | 2005.05.23 |
---|---|
캐나다 어느 황량한 곳에 (0) | 2005.05.23 |
어디보자 (0) | 2005.05.23 |
글씨 (0) | 2005.05.19 |
3일 전 그여자 (0) | 2005.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