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랑하네

 

 

 

어제도 뽀르노를 보았는데

오늘도 그 여자를 보았네

어제도 울었는데

오늘도 울고 말았네

오늘은 다른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네

그녀는 어색하게 카메라를 보았네

그녀가 찢어질 것 같았고

나는 나를 찢고 화를 내고 말았네

그러나 외국 것, 외국 사람들이라

도통 욕이 서질 않았네

그러나 울음만은 똑같았네

나에겐 빈 병이 있고, 빈 병은 나를 키우네

가만히 울며, 먹고 먹고 하도 먹어서

붉게 이끼 낀 물고기가 되었네

내 몸을 잡고 흔들면

쨍그렁 잡다한 것들이 소리를 내내

뽀르노를 보고 시를 쓴다니 창피한 일이라

비밀 번호를 12자리나 누르고

인터넷 안에서 울고 있다네

아무도 모르겠지

아무도 모르겠지

나도 모르게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네

 

 

 

 

 

* 대학 때 쓴 것.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 끝에 남은 여자  (0) 2005.08.22
  (0) 2005.08.18
내일은 정말로 솔직해 질게요  (0) 2005.08.15
진공  (0) 2005.08.12
성격  (0) 2005.08.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