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영화를 만든다면 그 영화의 장르는 <후레무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 혼자 찔려서 양심선언하자면, 이 '후레무비'라는 용어는 내가 생각한 것이 아니고,
한 후배가 쓴 소설을 읽고 난 그 후배의 동생의 감상평이었다.
"이거 완전히 후레소설 아냐!" 였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 그 후배의 동생은 연극영화과를 다니는데, 영화제작이 꿈이라고 하며,
아마도 자신이 만들면 '후레무비'일 것이라고...
류승완, 류승범 형제라도 보고 있는 양 부럽고 질투가 나서 나도 한 자리 껴보려고 머리를 썼는데,
"후레배우"는 어떨까.
아, 맘에 든다.
내 동생은 동대문 상인이니까, "후레상인"이 되도록 만들면 되겠다.
그런데 충격적인 경험을 어제 했으니,
누군가 먼저 후레무비를 만들어 떡하니 영화관에 걸었고 내가 그것을 관람하 것이다.
물론 제목은 후레무비가 아니었고 <새드무비>였다.
후레자식에게도 양심이 있을 건데, 이 영화는 참 무자비하게도 후레무비하게 만들었다.
후레자식에게는 이런 말을 해주고는 한다.
"너 같은 게 자식이냐, 넌 자식도 아니야"
후레무비에게는 이런 말을 어제 해줄 수밖에 없었다.
"너 같은 게 영화냐, 넌 영화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