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꿈을 꾸는지 안꾸는지 모르게
눈만 감았다가 뜨고 집을 나서고는 했는데
바로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짜릿~하게도
눈 뜬 게 즐거워지고
오래간만에 아주 진한
악몽을 꾸었다는 것을 알았다
꿈 속에서 내게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나는 여자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알고보니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잔인한 살인마였고
그 집 소파 밑이며 냉장고 위에는 잘려진 팔다리들이 놓여 있었고
늦게 온다던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일찍 돌아오더니
톱을 들고 나를 죽이려고 뛰어다녔다
나는 이리저리 집안을 피해다니다가
나름대로 머리를 썼고
꿈 속의 우리 집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꿈 속의 내게는 거대한 아버지가 있었고
세계에서 가장 흉폭한 짐승이라 생각되는
무식하고 폭력적인 아버지였다
역시나 여자친구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는
마주치자마자 한 판 싸움을 벌렸고
나는 뜻 대로 되었다고 한 숨을 돌렸는데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그렇게 싸우다가
자는 얼굴에 망치를 휘둘러도 죽을 것 같지 않던
나의 아버지가 죽어버렸다는 것
여자친구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를 죽여서 목을 잘랐고
나는 얼어붙었고 왜...
눈물이 났다
그 순간 잠에서 깬 나는
살짝 지각했다는 것을 알았고
부리나케 씻고 전철을 향해 가는 중에도
간만에 꾼 악몽이라고
로또를 샀다
6, 7,15, 21, 34,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