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 커피에 앉아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가득 채워 마시고

한 시간 쯤 자다 일어났더니 애가 울고 있었다.

 

내 애인가?

다행히도 다른 누군가의 애였다.

 

3살쯤 되어 보이는 아직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꼬마녀석.

 

로비사저- 로비사저- 라면서

커피숍의 에티켓 따위는 무시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그 어머니로 보이는 여자는 그 로빈지 뭔지는 사주지 않으면서

어쩔 줄 몰라서 달래려고 애쓰고 있었다.

 

어떤 논리도 없이 자기가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로비사저- 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며('사다'가 어떻게 이뤄지는 건지도 모르면서)

울고우는 이 꼬마녀석에게

이 땅의 지혜로운 어머니들은 어째서

손수건을 재빨리 꺼내 입을 틀어막는 '센스'를 발휘하지 못할까.

 

어차피 대화를 통한 이해가 성립되지 않는 둘의 관계에서

아이는 '울음'이라는 폭력을 이미 행사하고

자기만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는데

왜 상대방은 아이의 입에 '재갈'을 물리면 안된다는 것일까.

 

쯥- 커피맛 떨어지게 라고 중얼거렸지만

사실 커피는 진작에 다 마시고 바닥나 있었다.

 

유아용 재갈이 따로 없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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