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츄어 체인스모커

 

 

 

 

담배 다섯 개비를 나란히 태웠어

나란히 입술에 걸터 앉아서 타들어가는 것이

꼭 내 모습만 같았어 스무살, 스물 한 살, 스물 두 살 

 

담배 다섯 개비를 나란히 태웠어

누가 누구를 태우는 지도 몰랐지

삽날에 목을 눌린 쥐새끼처럼

빨개진 얼굴로 담배가 울었어

 

담배 다섯 개비를 나란히 태웠어

누구는 주저 앉고 누구는 서더라

재떨이에 물을 부었어 두둥실 잿가루

당신은 항상 나를 뻑뻑 빨아대는 것만 같았지

 

폐가 썩는다는 건

누군가의 흔적을 지나치게 많이 마셨다는 거겠지

 

결국은 다 피웠어

더이상 피울 말이 없을 것 같은데

 

자꾸만 질질 말아피우는 걸까

또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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