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Pool,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설사는 일주일이나 계속되었고, 그 후 증상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그 대신에 내장 전체가 불안하게 술렁대기 시작했다. 나사라도 하나 빠진 듯, 내장들이 제멋대로 노는 것 같았다. 도대체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처음 진찰을 받을 때, “내장이 마치 붕괴된 학급 같아요” 하고 말하자, 의사가 배를 잡고 웃었다.
“인간은 좀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게 좋은 거야. 자기, 독신 시절에는 유효기간 지난 우유도 아무렇지 않게 마셨잖아.”
“옛날이야기는 그만둬. 젊을 때는 위장에도 신의 손길이 닿아 있었어. 나이가 들면 그 신도.……”
손데 든 휴대폰을 보았다. 벨이 울리지 않을 때는 거대한 곤충의 사체같이 보인다.
피로가 등에 풀처럼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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