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18일에 나는 방문교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글짓기 교재 안에 <글사임당> 학생들이 쓴 시가 실려 있었다.
초등학생이 쓴 시에 빠지고 나면 계속해서 기웃거리게 된다.
내가 쓴 시를
초등 4학년 000
내가 쓴
시인데
내가 읽을 때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아버지란 시를 쓸 때
나는
연필을 살짝 책상 위에
놓고
노점에서 과자 팔고 계실
아버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입 속에서 중얼중얼
"아버지, 아버지......"
부른다.
어머니란 시를 쓸 때
지금쯤 엄만
어디서 일하고 계실까?
점심을
길 한복판에서 잡수고
계실까?
모래 나를 때
큰 돌이
발 위에 떨어지지나 않을까?
나는 결코 울지 않는다.
그러나
시를
읽으면서
내가 쓴 시를 읽으면서
나는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그러니까 이 아이의 엄마는 노가다를 뛰고 있는가보다
노가다 현장에 아주머니를 쓰는 경우는 많이 있는데
우선 남자들보다 임금이 싸다
그리고 부지런하고 꼼꼼하다.
점심을
길 한복판에서 잡수고 계실까?
모래 나를 때
큰 돌이
발 위에 떨어지지나 않을까?
아, 물론 그럴 수 있다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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