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 편을 보았다.

이나영과 강동원이 연기하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감독의 연출은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

 

그리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귀향>.

<그녀에게>와 <나쁜교육>을 연출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영화였다.

주연배우는 페넬로페 크루즈.

 

 

이나영과 강동원의 연기는

그냥 이나영과 강동원의 연기 같았고

 

 

페넬로페 크루즈의 연기는

찬사를 금할 수가 없도록 뛰어났다.

 

 

공교롭게도 이 두 영화에서 반전으로 사용되는 소재가 같다.

14년 이상 전에 당했던 강간이 그것이다.

 

 

얘네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다가 알고보니 어렸을 적 당한 강간.

이런 식이다.

 

 

알고보니 이나영이 사촌오빠에게 강간을 당했었고

알고보니 페넬로페 크루즈(라이문다)는 자기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는데

페넬로페 크루즈(라이문다)의 딸은, 그러므로 자기 아버지의 딸이기도 한 것이다.

 

 

 

 

 

 

 

강간

 

 

 

전쟁이 나면 수도 없이 많은 강간이 이뤄진다.

위안부, 와 같은 행태를 일본만이 저질렀을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어느 전쟁이든, 강간은 횡횡한다.

뭐, 그 이유를 찾자면,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정신적 공황과 공포 속에서 살짝커니 미친 남성들은

생존욕구 및 종족유지의 본능을 감당하지 못하고 강간을 일삼는다고 한다.

내일 한 발의 수류탄을 맞더라도, 오늘 몇 번의 강간을 하겠다.

대충 이런 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굳이 전쟁을 들지 않더라도

문명사회라는 요즘에도

여전히 강간의 위협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강간은 하는 자에게 있어서도 위험한 일이 분명하다.

한 번의 충동을 이기지 못해 일생 너절해질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간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욕구가 크다는 것이다. 남자들에게.

 

 

간혹, 만화 같은 데에서 부부끼리 상황 연출을 해서

마치 강간을 하고, 강간을 당하는 듯한 연기를 통해 성적 흥분을 높이기도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고, 매일 섹스를 하고 있고, 자신의 성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남자라 할지라도

강간의 욕구는 늘 잠재해 있다.

 

 

버스에서, 술자리에서,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학교에서, TV 및 영상물을 보면서.

 

 

남자들의 시선을 즐긴다는 여성들이 있는데

남자들이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더듬는 시선이다.

더듬고 옷을 벗기고 눕히고, 그런 일련의 과정을 염원하는 눈빛이다.

이것을 즐긴다는 것은, 자랑할만한 몸뚱아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제법 위험할 수 있다.

 

 

시인들도 강간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버스에서 마주친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을 업드리게 한 후에

개같이 뒤에서 섹스하고 싶다는 시, 정도는 보통 수위의 것이다.

 

 

 

목사 같은 종교인들도 강간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애초에 금욕적인 규율의 존재란 무분별해질 수 있는 욕구들 때문에 가능하다.

 

 

강간 하는 상황을 머릿속으로 상상할 경우

일반 섹스를 상상할 때보다 자극이 강하다.

실제로 강간을 해버릇 한다면, 보통의 섹스로는 만족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강간을 당한 여성들은

실제, 영화 속 인물들처럼 일생 상처를 끌어안고 살아가게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각종 좋은 일 하는 단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 상처는 평생토록 남는다고 한다.

 

 

 

내가 법을 제정할 수 있다면

나는 아마도 살인자 보다도 강간범죄자에 대한 형벌을 더 강하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살인자의 형벌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이라면

강간 범죄자의 형벌은 사지 절단, 눈과 혀 뽑기, 손톱 뽑기, 산 채로 불에 태우기 정도?

 

 

그 이유는, 첫 째로, 강간은 상당히 일어나기 쉬운 범죄이기 때문에

법을 무시무시하게 해서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간은 아는 사람에 의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예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게 아니라면, 언제나 강간의 위험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이유로서, 모방범죄의 충동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내 친구 비가 살인을 했다, 면 난 이 살인한 비가 조금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딱히 살인하고 싶은 욕구도 없고,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친구 비가 강간을 했다, 면 난 이 강간한 비가 무척 부러울 것이다.

만약, 강간을 했는데 상대방이 고소를 하지 않아 구속되지도 않았다면 부러워서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내게는 강간하고 싶은 욕구가 있고, 강간하고 싶은 사람도 무척 많기 때문이다.

 

 

 

상당한 미모의 여성을 납치해 왔는데,

결코 법적 제재를 당하거나, 내가 강간한 사실이 공개될 염려가 없을 경우,

그 납치된 여성을 생각해서 그런 완전한 상황에서도 강간을 하지 않을 남자는

얼마 없을 것이다.

뭐 어쩌면 제법 많을 지도 모르지만,

신체에 문제가 없는 남자라면 대부분 할 것이다.

 

 

 

이런 류의 욕구와 행동에 있어서

남자들은 스스로에게 관대한 편이다.

그만큼 타인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강간 당한 여성이 그 사실을 만나는 사람마다 떠벌리고 다닐 리는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지금껏 알게 된 여자애들 중에

자신이 강간 당했다는 말을 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잠깐씩이라도 내가 마주쳤던 여성들 중에는 분명

강간을 당했던 여성도 있을 수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성추행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여성이 상당히 많다.

어떤 여성은 일주일에 두 번이나 세번의 성추행을 당한 적도 있다.

이 성추행범들이 밀집된 인파 속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결국 얻어낸 수확이 여성의 엉덩이를 몇 번 주무른 정도라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노력이 아닐 수 없다.

여성의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만지며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대충 답이 그려진다.

 

 

 

 

이런저런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이다.

 

 

 

 

강간,을 당한 후에 그 영향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변화할지, 어떤 사람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이나영이 소화한 배역의 여성은 자살 기도를 하고, 무기력과 우울, 염세적이 되었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소화한 배역의 여성은, 가족을 떠나 억척스럽고 때론 싸움닭처럼

화를 내는 여성이 되었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강간 당한 후의 여성은,

<여자, 정혜>의 정혜(김지수)이다.

 

왜냐하면, 그 삶에 대해 미적거리는 태도가 나와 닮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나도 강간을 당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이 자꾸만 생긴다.

 

 

 

돈봉투를 챙기는 교사나

누구 자식이냐에 따라 다른 대우를 하는 직업군인

범죄자와 단합하는 경찰

어른 말씀이 무조건 옳다고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 얽힐 때마다 마치 강간 당하는 것 같다.

 

 

그건 물론 그것관 다르겠지만.

 

 

 

 

 

 

 

 

 

 

ps. 내가 대학교를 다니는 중에

      내가 아는 것만 3건의 강간이 일어났다.

      교내에서 일어난 일이고 대부분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 일이며

      또 대부분 술에 취한 여성을 상대로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이 3건의 경우, 완전히 공개되어 대자보가 붙고 그런 사건인 것이고

      공개되지 않은 강간이 얼마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

      주거니 받거니 오늘을 함께 즐기던 대학 동료가

       취해 무기력한 틈을 타 강제로 섹스를 하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는 당연히 이 사실을 쉬쉬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일단 덮어두고, 우선 무마하자,는 사고 방식이다. 

       이럴 땐 나조차도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지만

       그렇다고 딱히 학교에 반항하려 한 것도 아니다. 

       그저 욕이나 할 수밖에.

      그러므로 나 또한 나 스스로를 강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나저나 참...

       술에 뻗어 늘어진 여자를 덮치다니... 강간의 맛을 모르는 놈들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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