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핸드폰

 

 

                                       황정산

 

 

내가 길들이지 못한

작은 짐승

갖지 못한

입술이며 성기

옷 안주머니에 넣어둔 실타래

난 그 끝을 붙들고 있지만

아내는 다른 가닥을 꺼내 묵묵히 뜨개질을 한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난 말하고

내가 말하지 않는 곳에

내가 있다

익숙하거나 때로 생소한

노래 소리에

놀라거나 무관심하거나

그렇게 난 말을 잃고

하지만 친절한 또 다른 음성

멀어져 가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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