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날개다

 

 

                               문인수

 

 

 

뇌성마비 중증 지체·언어장애인 라정식(22)이가 죽었다.

자원봉사자 비장애인 그녀가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

조문객이라곤 휠체어를 타고 온 망자의 남녀친구들 뿐이다.

마침, 같은 처지들끼리 감사의 기도를 끝내고

점심식사들을 하는데

떠먹여 주는 사람 없으니 밥알이며 반찬, 국 국물이며 건더기가 온 데 흩어지고 쏟아져 아수라장, 난장판이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정은(19)이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 0%·$&ㅒ#@!$#*?(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 주실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트렸다.

$# ·&@·%, *&#……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이를 봤다. 그리 오래 심하게 몸을 비틀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 왔다, 싶은 모양이다. 얼굴 일그러뜨리며 가까스로 지금 막 펴낸 것,

안심이다. 이 고요야말로 저 시원하게 잘 닦인 창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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