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2007. 01. 16
합리성은 효율적 생산을 위한 도구적 가치이지 삶을 위한 가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합리성을 인간 삶의 전부를 지배하는 본원적 거치로 전제하는 것은 아마도 고용자의 시선으로 사람을 보기 때문일 것이다. 고용자의 눈에 사주카페를 드나드는 청춘들은 효율적 생산을 위해 합리성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할 시간을 탕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게다. 고용자의 눈은 애초에 제도 속의 인간이 아니라 제도의 효율적 작동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고용자도 아니면서 고용자의 눈을 가진 사람들, 어찌 보면 그들이야말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다 놓쳐버리는 가장 가련한 외눈박이일지도 모른다.
- 남재일(문화평론가)
직장인 57% ‘후배 시집살이로 스트레스’
대학생 46% 여친 폭행한 적 있다
‘우유부단男, 깐깐女’ 비호감 1위
장난삼아 던진 벽돌에 맞은 40대 사망
미성년 ‘집단 성폭행’ 가해자 부모도 배상
- Issue 이주의 한국인 무엇을 이야기할까 중(中)
<시사저널> 사장님께 배울 점
나 지금 떨고 있다. 이거 썼다고 <시사저널> 금아무개 사장님한테 고소당하면 어쩌나. 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도 지난해 ‘자매지’에서 벌어진 일에 놀라 자매애 물씬 풍기는 칼럼을 썼다가 명예훼손으로 민·형사 고소당해 해 바뀌도록 재판정에 불려다니고 있는데 말이다(사장님, 저는 젖먹이 때문에 재판 받으러 못 다니거든요). 그분, 언론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내공을 자랑하신다. 지난해 6월 달랑 두 페이지짜리 삼성 관련 기사를 마음대로 인쇄소에 연락해 빼버리고 이에 항의하는 편집국장을 잘라버리시더니, 줄줄이 기자들 정직 먹이고 편집권 독립을 위해 파업한 기자들을 대신해 급기야 1월8일 깔린 <시사저널>을 혼자 만드셨다. 아니지, 편집위원으로 급조된 사장님 친구분들이 다 만들게 했다. 사장님이 과거 몸담으셨던 <중앙일보> 출신들이 주축인 이 삼성-중앙 인력들은 오탈자가 널리긴 해도 아주 독특한 잡지를 내놓았다.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인터뷰는 평소 <시사저널>이면 볼 수 없는 질문으로 시작됐는데, 진지한 세태 걱정이 그 어느시추에이션 개그보다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류 아저씨 왈 우리 사회는 “품위냐 저질이냐”로 구분해야 한다는데, 이번호 <시사저널>이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었던 난… 역시 저질이다). <시사저널> 노조는 대체투입으로 잡지를 만든 금 사장님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려 한다지만, 극적 상상력을 발휘해 전직 언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공로로 노동부에 품신부터 올려야 하지 않나 싶다. 판매국에 독자 항의가 빗발쳤다 해도 이 ‘희귀본’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가판대에선 동이 났단다. 사장님은 시사주간지 시장의 위축을 그 무엇보다 염려하셨던 게 틀림없다.
<시사저널> 기자들이 펜대를 놓은 건 창간 뒤 만 18년 만에 처음이다. IMF 때 월급 한푼 없이도 일년 반을 버티며 잡지를 만들었는데 말이다. 성과급 삭감에 항의해 연초부터 소화분무기 난사한 현대차 노조원들은 <시사저널> 노조원들에게 싸움은 어떻게 하는 건지 배웠으면 좋겠다. 아, 거꾸론가?
- 김소희 <한겨레21>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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