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으러 다녀오면서

돈 십 만원 가량의 청바지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화가 많이 가라앉았음을 느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청바지를 잃어버린 걸 떠올려도 그리

가슴 아프거나 화가 나거나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차피 이렇게 금새 분노가 가라앉을 것이라면

애초부터 그리 화를 내지 말 걸 그랬다.

나 스스로에게 말이다.

사실 살면서 잃어버린 건 청바지 하나 정도가 아니다.

잃어버린 여자친구만도 몇 명은 된다.

사실, 잘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심하게 안타까워한 적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그 안타까움도

이렇게 점점 줄어들 텐데

이럴 줄 알았다면, 아예 안타까워하지도 말 걸.

그런 생각도 든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무얼 잃어버린다 해도,

어차피 잃어버린 것 안타까워하고 후회 한 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하면서 정말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마치 슈퍼맨, 초인처럼

정말 강한 사람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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