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리처드 매드슨, 황금가지, 2005
그는 부엌으로 들어가 5일간 쌓아 둔 음식 찌꺼기를 싱크대 분쇄기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할 일은 많았다. 종이 접시와 그릇들도 태워야 했고, 가구를 청소하고, 싱크대와 욕실, 변기도 닦아야 했으며, 침대보와 베개도 갈아 놓아야 했다. 문제는 전혀 그럴 기분이 아니라는 데 있었다.
그는 외로움을 아는 남성이다. 그런데 그런 잡일들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는 거의 병적으로 일을 찾아 헤맸다.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아 진짜 문제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귀마개를 하자 갑자기 엄청난 침묵이 그를 삼켜 버렸다.
술에서 위안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행복해지기도 전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매드하우스 중(中)
그는 하루에도 커피를 한 드럼씩은 마셨다. 결국 뱃속에는 커피로 만든 웅덩이가 생겼고 잠을 자는 횟수는 그가 하늘을 나는 횟수만큼이나 줄어들었다.
“크리스, 그건 옳은 태도가 아니야. 모르면 의심할 권리도 없다는 말 모르나?”
어둠의 주술 중(中)
“뭘 말하죠? 기다란 손톱들이 내장을 긁어 대는 거요? 뱃속에서 꿈틀대는 뱀들을 깔아 죽이기 위해 온몸을 공처럼 돌돌 말기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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