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적삼

 

                 문인수

 

 

소가 죽었습니다.

바깥마당이,

서른 마지기의 들녘이 텅 비어 버렸습니다.

죽은 소를 미루나무 숲으로 옮겼습니다.

(脚)을 떴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묵묵, 묵묵히 담아갔습니다.

나뭇가지에 적삼 벗어 걸어둔 것

펄럭펄럭 늑골 드러내면서

집에 들어가는 아버지한테 선지

, 소 울음소리가

엄청 시뻘건 비린내가 진동했습니다.

저녁노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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