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적삼
문인수
소가 죽었습니다.
바깥마당이,
서른 마지기의 들녘이 텅 비어 버렸습니다.
죽은 소를 미루나무 숲으로 옮겼습니다.
각(脚)을 떴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묵묵, 묵묵히 담아갔습니다.
나뭇가지에 적삼 벗어 걸어둔 것
펄럭펄럭 늑골 드러내면서
집에 들어가는 아버지한테 선지
아, 소 울음소리가
엄청 시뻘건 비린내가 진동했습니다.
저녁노을이었습니다.
'oth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 이영광 (0) | 2007.10.04 |
---|---|
신농씨 - 이화은 (0) | 2007.10.04 |
다시 냉이꽃 - 이근배 (0) | 2007.10.04 |
산수유나무의 농사 - 문태준 (0) | 2007.10.04 |
거미야 - 권경희(나비) (0) | 2007.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