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밤
한 잔의 눈빛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도 내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라이터에 불을 켜고 방을 맴돈다
담뱃재를 커피메이커에 넣고 물을 붓는다
작고 하얀 토끼처럼 주구려 앉는다
창문을 열기 위해 창가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물을 끓여야 한다는 것이 신기하다
커피메이커 종이필터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내 몸에 스위치가 없다는 것이 신기하다
내 몸 자체가 스위치 인양 구부러졌다 펴본다
딸깍, 딸깍,
지구가 켜지도록 몸을 움직여본다
오랜만에 두서 없는 행동과 생각을 했다
두서없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따듯한 잿물을 한 모금 마신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궁금하다
당신을 바라보듯 나를 볼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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