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햇빛 좋은 날

 

 

광화문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바깥 거리에 나를 세워놓는다

체감 온도 영하 14도 풍속 43km 구름 없음

나는 따듯한 실내에 앉아 커피를 시켜놓고

햇살 속에 나를 세워놓고

기분 좋은 광합성을 즐긴다

깜빡 잠이 들다 깨었을 때

겨울 속에 서서 광견병 환자처럼 벌벌 떨던 나는

서둘러 일어서 따듯한 척 하늘을 바라본다

우리는 눈이 마주친다

창 밖의 나의 표정으로 보아

내가 잔인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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