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함에 대하여

 

 

 

아침부터 15시간 이상을 일하다가

자정이 넘어서면 속이 쓰리기 시작하는데

때수건으로 장을 문지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벽에 집에 들러

4시간 반 정도를 자고 나오면

위장이 비우다 만 냄새나는 쓰레기통 같고

기분도 그렇다.

다른 날과는 다르게 김밥 한 줄을 삼키기가 힘든데

결국 따듯한 두유 하나와 초코렛을 먹으며

웅크리고 있을 때 이런 나의 모습은

고전적인 직장인의 관점에서

나약함으로 비춰질 것이다.

그들은 마치 전설 속의 인물인 듯

그러므로 이미 죽은 인간인 듯

내가 너때는

이라는 말을 달고 사니까.

때마침 두통이

나약한 자를 찾아 출근한다.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프리카를 떠난 연인  (0) 2008.02.10
패배자 보호구역  (0) 2008.02.10
새해 첫날  (0) 2008.01.14
어느 햇빛 좋은 날  (0) 2008.01.14
궁금한 밤  (0) 2008.01.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