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버드나무 본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보긴 본 건지도 모른다

버들버들 Bird 나무가 가슴 속에서 운다

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아직도 가슴이 그 자리에 있는지 모른다

이파리가 날갯짓하지만

Bird나무는 나무라서 날지 못한다

나무는 나무라고 불리는데

나무를 부르면 나도 함께 불린다

아직도 가슴이 있는지 모르는 무심함에

나무는 나無가 된다

팔랑팔랑 봄볕이 날아다닌다

겨드랑이 밑으로 모공 속 침전물 위로

겉도는 것들이 날기도 잘한다 

봄볕은 Bird도 나도 無도 아닌데 날아다닌다

새를 본지 오래된 사람은

Bird나無가 된다

버드나무가 나는 것들 주위에 서서 흔들린다

앞에, 이럴 줄 몰랐다는 표정의

정한수* 놓여있다

 

 

 

 

 

* 정화수를 말함, 나의 할머니식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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