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화요일 도톤보리
여행을 하다 보면
이게 있으면 좋을 텐데
차를 타면 더 편할 텐데
시간이 있으면 좀 더 머물 텐데
예약을 했다면 얻을 수 있었는데
돈이 많았다면 이것도 저것도 그런 것도 요런 것도
더 끝내주게 놀았을 텐데
라는 생각이 쉽게 든다.
이럴 거면 뭐 하러 여행 왔나 싶기도 하다.
해답은 언제나 간단하다.
욕심을 버리는 것.
여행을 정말 많이 다닌 친구를 보면
여행도 겸손하게 할 줄 아는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1년에 한 번 여행 다녀볼까
말까 하는 사람은 여행의 처음 몇 일 동안은
욕심을 억누르기에 급급해서 잘 즐기지 못한다.
이런 여행 태도를 표현하기에
제일 느낌상 적당한 말은 ‘촌스럽게’ 이다.
자꾸 뭔가 아쉬워하고, 더한 걸 바라보는
지금의 내 시선이 딱 촌스럽다.
그러나 재미있는 건, 정작 시골 분들을
이런 장소에 데려다 놓으면
감탄하기에 바쁠 뿐 탐욕스런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진 않는단 사실이다.
“아유, 내가 해외 여행도 와보고 참말 왠 호강이람”
이런 식이다.
욕심 없는 여행자는 여유가 있고 세련되어 보인다.
(그게 시골 분이라고 하더라도.)
자구만 더 편하고, 더 깨끗하고, 더 비싸고,
더 좋은 걸 찾느라
여행하고 있는 지금 이순간을 온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건
촌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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