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수요일 교토 기요미즈데라
여기까지 왔는데 둘러보고 가야지 이 사람들아
수빈이(자기 자신을 말함) 더워 죽겠어
유얼웰컴을 어떻게 몰라? 중딩인가?
이쪽으로 내려가랬잖아
닥쳐
어떡해
아 언니 불교 아니죠? 나도 교는 없는데요 이런 데 오면 한 번씩 해주는 거예요
물 마시러 갈래
여기 좋다
돈 내야 돼 거기도
나 지금 만원 밖에 안 남았는데?
야 그런데 왜 우리 일루가?
실컷 봐둬 우리가 언제 또 오겠어
여기서 저기서 또 저기서 사진 찍자
나랑 붙어있어 나랑 있으면 돼
아 진짜 더워
수진이 맞어
아 이건가?
관절, 관절 걸리신 분 이쪽으로
7월 9일 일본의 옛 수도 교토의 기요미즈데라라는 교토 3대 절경 중 하나인
유명 절에서
다시 말하면,
배를 16시간이나 타고 다시 전철을 타고 찾아간 일본의 국보급 절에서
일종의 성지에까지 가서 듣고 온 아주 고귀한 말들이다.
이 말들은 필경, 굳이 고요해야할 절에서까지 반듯이 내뱉어야 할
역사적이며 중요하며 진심이 담긴 가치 높은 말들일 것이다.
말 하나하나가 어찌나 주옥 같고, 반듯하며, 지혜롭고, 예술적인지 모른다.
그리고 더불어 왜 그리 당장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 모른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말들 사이로 더불어 들려온 말들이다.
웨이꿔이웨
우에데네
가이니따
우억허우쩌이쩌나
노우? 베어티오푸?
와까따도ㅜ네
어웨!
기야이야미야
꾸레시마
남바오!
와세임센꼬
세이더왓
코찌소노
고자이요
아기가
오오잇! 다네가네!
줌무?
아아줌노
꼬우씨네
타미타미타미타미
헤이굳
분명 이 말들도 15분간 들려온 한국말들처럼
소중하며 뜻 깊고 아름답고 사려 깊은
말다우며 사람다운 그런 말들이리라.
다만 내가 언어로서 태어나야 한다면
저 말들 중 하나로는 태어나지 않으리.
내가 잠시 한국말을 전혀 몰랐더라면
기요미즈데라에서의 4시간 가량이 훨씬 아름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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