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더링, 앤 엔라이트, 랜덤하우스, 2008(1판2쇄)
깨끗하다. 우리는 뼈에 대해 그렇게 말한다. ‘깨끗하다.’고.
아래층에 머무르며 글을 쓴다. 내 모든 깨끗하고 흰 뼈들을 훌륭한 문장으로 나열한다.
그냥 둘러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능력을 가진 아이가 하나는 있게 마련이다. 조용한 아이가.
집은 나를 안다.
우리가 사랑하게 되는 사람은 너무도 적다. 그래서 나는 딸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특히 열아홉 살의 사랑이 중요하다고. 열아홉 살 때 사랑하는 사람의 수가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정도라면 마흔이 되어서도 남은 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날 아침 너전트는 이른 미사를 보러 성당에 갔다. 그는 영성체를 위해 줄을 서서 걸었다. 신도들의 얼굴은 무료 배식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선 가난한 사람들처럼 허기져 보였다.
나는 고속도로로 들어서며 우리 모두가 누군가를 잃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너무도 엄청난 에너지 낭비인 듯한데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한다.
물론 서른세 살의 찰리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에이다 안에 사정하지 않을 정도의 분별력을 갖추고 있으며(가끔은 완전히 통제력을 잃기도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몸을 빼서 옆으로 털썩 떨어진다. 물에 바진 사람이 부두 위에서 바닷물을 토해내는 듯한 모습이다.
나는 기도하는 남자를 믿지 않는다.
나는 기도가 남자의 본성에 맞는다고 생각지 않는다. 남자들은 기도를 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세다.
키 큰 남자들, 그들은 너무도 거추장스럽다. 그 남자들은 경첩을 떼어 낸 문짝처럼 무너진다.
그의 옷은 몸을 속이지 않는다. 옷을 벗겨도 그는 진실한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내가 그의 소유가 되려고 아무리 애써도 그는 나를 소유하지 않았다. 나를 가지지 않고 만나기만 했다. 그것도 중간 지점에서.
이제 나는 준비가 된 듯하다. 만나는 사랑을 할 준비가 된 듯하다.
우리는 자기 보호 본능에 따라 가장 오래된 상처에 의존하게 된다.
너전트는 에이다가 자신의 슬픔을 믿어 주기를 원한다. 과도하게 사랑하지는 않는 아내와 지금 이 순간에는 이해할 수 없는 네 자녀를 둔 남자의 평범한 슬픔. 인생에서 이룬 것이 없으며 이룰 일이 남아 있지 않음을 발견한 남자의 흔한 슬픔.
나는 그때 그 장소에서 가장 끔찍하게 느껴진 것이 왜 그의 쾌감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 쾌감의 본질. 독한 방귀가 창자를 빠져나갈 때나, 끔찍하면서도 재미난 소식을 들을 때처럼 얼굴을 찡그리게 만드는 쾌감.
어쨌거나 가슴이 닿지 않는 포옹이며 내 작은 가슴은 포옹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어니스트는 어떻게 그렇게 할까?
그게 직업이니까. 어니스트 오빠는 훈련된 심장을 가지고 있으며 연민은 그에게 근육이나 마찬가지다.
어머니는 발작적으로 잠에 빠져 들고 나는 어머니 삶의 독특한 냄새 속에 앉아 있다. 니베아 크림과 주레비앵 향수와 노년의 냄새. 그리고 아버지 냄새도 전기담요의 그을린 양모와 벽지의 약간 썩은 내 나는 접착 풀에 희미하게 남아 있다.
내가 말한다. “당신 딸들도 당신 같은 남자들하고 자게 될 거예요. 자신이 그 애들을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애들을 증오할 남자들하고.”
물론 어찌 보면 뇌는 고통이 ‘존재하는’ 곳이니 그건 죽음을 맞는 최악의 방식인지도 모르지만.
팔마.
바르셀로나.
몸바사.
스플리트.
출발 상황판에서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모든 장소들이 내 욕망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매춘부들처럼 나를 손짓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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