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폴리스 2, 온다 리쿠, 문학동네, 2008(초판)

 

 

 

 원래 그림자라는 건 실체였죠. 성영(星影) 하면 별빛 그 자체를 가리키지 않습니까? 물에 비친 그림자도 사람이나 사물의 실체를 가리키죠. 그러던 것이 서서히, 물질이 빛을 가로막아 반대쪽에 생기는 부분을 그림자로 부르게 된 겁니다. 빛 그 자체였던 것이, 그와 반대되는 어둠을 갖는 것으로 이미지가 변한 겁니다.

 

 

 

 거울도 입구라네. 루이스 캐럴의 이야기에도 있지 않나. 예로부터 거울엔 마가 깃들기 쉽다고 여겨졌거든. 모습이 비치지, 하물며 반대방향으로 비치니 말이야.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거울이 어쩐지 무서운 것은 사실이다.

 거울은 안 보이는 게 보이니까 말이야.

 

 

 

 뒤가 보인다는 게 무섭지, 거울은.

 

 

 

숨을 들이쉴 때마다 숲이 허파 속으로 들어온다. 이윽고 세포가 숲과 하나가 되고, 의식이 숲과 동화된다 숲의 의사(意思)가 들어온다.

 

 

 

 여자는 어른이구나.

 

 

 

 영원의 끝

 

 

 

 죽은 자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앞으로는 산 사람만의 세상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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