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쓰는 기술, 도미니크 게틴스, 스마트비즈니스, 2008(초판1)

 

 

 

 

 

 광고대행사는 85퍼센트의 혼란과 15퍼센트의 커미션으로 이뤄진다.

-         프레드 알렌fred Allen, 미국의 라디오 희극배우

 

 

 

 크리에이티브 팀 직원들은 규칙을 깨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데, 그 통에 광고계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신참들은 오히려 정말로 규칙을 깨는 아이디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던져버리게 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규칙을 깰 것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정말로 규칙을 깨는 TV광고를 마주하면 딴 소리를 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선지 특정 직업에 유용하다는 황금률을 배우는 건 충분히 멋진 경험이지만, 생각해보면 실제적인 면에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지 또는 달랑 커서만 깜박거리고 있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단순성을 추구하거나 야망을 품는 것은 정말 어려운 노릇이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소비자가 당신의 아내라고 생각해보라. 뭔가를 사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아내의 지능을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 <어느 광고인의 고백Confessions of an Advertising man>

 

 

 

 세계 각지에 호텔 체인을 두고 있는 한 익명의 사업가를 떠올리면 타깃 시장에 대해 생각할 때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을 위해 열린 파티에서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이렇게 말했다.

 “제발 샤워 커튼을 욕조 안으로 넣어주십시오.

 

 

 

l       정황은 어떠한가?

l       그 정황을 근거로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가?

l       당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근거로 어떤 엔드라인을 쓸 것인가?

 

 

 

 엔드라인의 존재 핵심은 한 가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입장에서 세상을 정의한다는 데 있다.

 

 

 

 브리티시텔레콤(British Telecom)이 사용한 “통화하게 되어 반갑습니다(Its Good to Talk)” 와 같은 엔드라인은 꽃배달 체인점 플로리스트트랜스월드딜리버리(Florist Transworld Delivery)의 “꽃으로 말하세요(Say it With Flowers)” 하는 식의 엔드라인이 존재하는 세상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둘을 한 공간에 가둬놓으면 어느 한 쪽이 죽을 때까지 싸움을 벌일 것이다.

 

 

 

 영국자동차협회 AA(Automobile Association)의 카피 “제4의 응급서비스(The Fourth Emergency Service)”도 매우 좋은 예다. 영국에서 응급 서비스는 3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을 제외하면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받는 서비스를 네 번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카피를 통해 우리는 훌륭한 엔드라인은 만들어낸 사람뿐 아니라 그 카피를 보는 사람에게도 이득을 준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앨런 영(Alan Young)의 말을 들어보자.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화를 하며 듣게 되는 말에서 의미의 7퍼센트를 추출하고, 어조에서 의미의 38퍼센트를 추출해낸다고 한다. 나머지 55퍼센트는 보디랭귀지를 통해 추출해낸다.

 

 

 

 한 대학 연구의 추정에 따르면, 버진이 시장에 진출할 당시 모바일 사업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거대 사업체 네 곳(보다폰 모바일, O2 모바일, 오렌지 모바일, T모바일-옮긴이)이 내놓은 다양한 요금제는 100만 가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버진은 초기 광고 캠페인의 목표를 버진 특유의 단순한 방식인 모든 고객에게 한 가지 요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잡았다. 그 결과로 버진 모바일 브랜드는 엄청나게 떴고 막대한 고객층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은유를 사용해 광고하는 방식은 크리에이터들(혹은 창의적으로 보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은유가 광고의 주제나 제품을 중요하고 심오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광고는 자칫 힘이 너무 들어간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 게다가 그런 광고는 광고주가 직설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됐다는 암시를 줄 수 있어

좋지 않을 수 있다.

 

 

 

 관련성은 쌍방향 도로와도 같다. 광고에 제품의 관련성이 없다면 소비자의 흥미를 끈다 해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이 만든 광고가 목표 구매자의 삶에 닿지 못하면 그 제품은 소비자에게 별 소용이 없는 것이 된다.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실들은 무척 큰 설득력을 지닌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면 카피라이터는 없어야 한다. 광고는 소비자와 해당 회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l       어린이 : 어린이가 어른 말투를 쓰거나 어른의 정서를 갖게 하지 마라.

 

l       지문(地文) : 평서형 산문에 느낌표나 밑줄을 넣는 것이 불필요하듯, 스크립트에서 지문은 아무 소용이 없다.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의 스크립트가 잘못된 게 분명하다. 캐릭터, 말투, 감정 등은 저절로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써라. 다음을 보면 스크립트에 지문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햄릿 : (깊은 생각에 잠겨)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행동이 말보다 목소리가 큰 법이므로, 당신의 직무는 말을 쓰는 것이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라.

 

 

 

 원하는 효과가 나지 않으면 과감히 없애버리는 습관을 들여라. 최후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서 말이다. 심지어 원하는 효과가 날 경우에도 그 말을 빼보려고 해보라. 그러면 내용이 한결 나아질 수 있다.

 

 

 

 사람들은 마침표가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글을 읽지 않는다. 재미 없다고 생각되면 몇 단어만 읽거나 듣고도 페이지를 넘기거나 채널을 돌려버리는 것이다. 곧바로 요점으로 들어가라.

 

 

 

 글 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말로 가장 아끼는 것을 죽여라(Kill your darlings)”가 있다. 여기에 담긴 뜻은 이렇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애착을 느끼는 농담이나, 단어, 구절이 보일 때는 머릿속에 경고음을 울리라는 것이다. 그 말을 없애고 더 나은 무언가로 바꾸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로 둔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마법의 힘은 사실 알고 보면 다 경험이다. 이때 그 경험은 (일반적인 경험이 아닌) 특정한 경험을 가리키며, 개별 매체가 지닌 기능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단지 제품에 마지막으로 광택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관건이다.

 

 

 

 라디오 광고를 만들 때 카피라이터가 범할 수 있는 최악의 실수는 카피를 너무 많이쓰는 것이다. 국가 중대사 발표가 아닌 이상 사람들이 정말 관심을 갖고 광고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없다. 단어를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쳐내는 편이 훨씬 낫다(당신이 쓴 스크립트의 시간을 잴 때는 솔직해야 한다. 할당된 시간 안에 스크립트를 천천히 읽어나갈 수 없다면 천천히 읽힐 때까지 내용을 줄여라). 광고의 핵심 내용만 남긴다. 핵심 내용이 흥미롭지 않을 때는 가차없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려라.

 

 

 

 레이디오의 폴 버크는 이렇게 말했다.

 

 라디오는 커뮤니케이션 형식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다. 친구에게 무언가 말하고 싶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전화를 걸어 말로 이야기를 하지, 30 X 61센티미터 크기의 포스터를 보내지는 않는다.

 

 

 

 들을 수만 있고 볼 수는 없다는 사실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한다.

 

 

 

 대체로 포스터 광고카피를 쓸 때는 먼저 포스터가 붙을 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일부러 찾아 볼 필요가 거의 없이 그냥 펜과 종이를 들고 작업을 시작하면 된다. 포스터 광고는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피는 물방울이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듯 읽혀야 한다.

 

 

 

 많은 카피라이터가 유머는 어떤 광고주에게나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결국 그 버릇은 당신이 수많은 우리 회사의 제품을 개그 소재로 생각한다는 데 무척 놀랐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앞으로는 개그를 좀 자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서야 사라지게 된다.

 

 

 

 일이 지루하고 재미 없을 거라고 미리 단정 짓지 말라는 것. 자동차 스티커가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이상한 미래를 상상하라.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라이벌 카피라이터들과 경쟁하고, 업계 최고의 작품과 경쟁하며, 자기 자신과도 경쟁해 스스로의 기준을 높여라.

 

 

 

 벽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하라는 것이다(이때는 장소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고가 영화나 미술, TV 프로그램 및 여러 창의적인 분야에서 이룬 노력에서 아이디어를 훔쳐온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이미 간파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아이디어를 훔쳐온 광고 다수가 크게 성공하고, 게다가 재미까지 있을 경우 심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반복이 곧 명성이 된다(Repetition is reputation)”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광고 캠페인에서는 이전 광고의 생각과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벽돌 한 장의 쓰임새를 100가지는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광고가 몇 번 얼굴 안 내밀고는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말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철저한 조사를 한다는 것이 아무 의미 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 더욱이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쓰라는 이야기나, 한참 글을 써 나가다가 갑자기 멈춰 10초 동안 더 나은 말이 없을지 생각해보라는 제안은 시간낭비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낭비이기 때문에 하라는 것이다. 카피라이팅에서 시간낭비는 글을 쓰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작품을 만지고 다듬는다는 것이다.

 

 

 

 당신은 왜 총무부의 아무개가 보낸 메일보다 상사가 보낸 메일을 먼저 열어보는가?

 주요 사건이 터진 뒤에 신문을 좀 더 꼼꼼히 읽는 건 무슨 이유에선가?

 

 

 

 카피라이터 제임스 로더(James Lowther)는 이렇게 말한다.

 최고의 카피라이터가 항상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카피라이터는 항상 최고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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