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간힘

 

 

 

안간힘이 나를 학원으로 보낸다

아침 7에 똥

회사에서 돌아온 지 5시간 만에

나는 다시 영어학원 변기 위에 앉아

그것을 보고 처음으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먹진 못하고 아니 그보다

이게 아닌데 얼굴 앞면이

사실은 뒤통수였다는 기분으로

시를 쓰려했다 똥이 소스처럼 보인다는

푸념 섞인 따뜻한 감상이 사라지기 전에

그러다 맞은 듯 잠시 졸고

황급히 물을 내리며 교실로 향했다

시 한 편이 떡볶이 같은 모습으로

깨끗이 씻겨내려 갔다

나에게는 있다 있어야 한다

시가 되지 못한 것들이 내는

안간힘이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 내리는 영화  (0) 2009.02.12
휴가  (0) 2009.02.09
크리스마스이브 저마다 죽은 자의 탄생을 떠올리다   (0) 2009.01.28
  (0) 2008.12.29
방귀 뀔 때면   (0) 2008.12.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