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 좀 하면 어때

 

회사에서 자위를 한다

잘게 잘린 천사의 날개에 축축해진 손을 문질러 닦는데

어딘가로 빠르게 흡수되는 내 인생을 생각하면

풀 묻은 신문지처럼 돌돌 말려 굳어버리고 싶다

만약 톰 크루즈가 한국의 샐러리맨으로 태어났다면

그도 섹시 스타를 보며 사무실에서 자위를 했을까?

글쎄, 글쎄, 하며 인공위성들이 하늘을 난다

저 부르르 떠는 형광등 불빛의 에너지원도

저쪽 아프리카 어딘가의 강제로 동원되는 자위 노동자일지 모른다

나도 한 번쯤 티슈 같은 천사의 날개 같은 백지 수표를 받아

붓 같은 고추를 꺼내 들고 찌를 듯이 사인하고 싶다

서울에 새들이 다 없어졌다

비둘기들만 남아 매일 자위를 하느라 날 새가 없다

그래서 새벽 빛깔이 그렇다 지치고 창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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