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왕동주 2부,
그가 보기에 단탈의 궁술은, 많은 궁수들이 열망하는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정신과 활이 하나가 되면 시간이 느려지고 공간이 가까워진다고 한다. 그에게 궁술을 가르친 교두는 가장 시간이 느려진 때, 그리고 가장 공간이 가까워진 때가 시위를 놓는 최적기라고 말한 바 있다.
밤.
어떤 가을밤은 어떤 사람들에게 있어서 너무도 길고 너무도 잔인했다. 그토록 길고 잔인했던 밤이, 이제 과거라는 각질을 뒤집어쓴 채 시간의 무덤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두 표사들의 이야기는 어느덧 끝나 있었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란 길가 사당의 향불과 비슷했다. 어느새 시작되고, 어느새 끝나 버리는 것이다.
땀은 육신을 흥분시키고 피는 정신을 흥분시킨다.
“검을 쥐고 오래 살다 보면 알게 돼. 강호란 투지를 잃어버린 사람이 살기에 얼마나 각박한 곳인지를.”
현양지는 한 지붕 아래에서 오래 머물기를 싫어하는 낭인 기질이 강했고, 결국 그 기질 때문에 이검면아(以劍面我), 검으로써 나를 만나겠다는 알쏭달쏭한 편지를 남긴 채 무당산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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