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둘의 하루
나는 할 말도 없이 빈 공간을 서성인다
짐승이 종이를 뒤적거리듯이
물끄러미 물새가 호수에 침을 뱉듯이
새우깡 봉지의 새우가 잠을 설치듯이
그냥 그렇게 빈 공간 위에 발을 들었다 내린다
껌을 몇 번 짝짝 씹다
종이에 싸서 버렸더니 서른 둘이다
잔뜩 달라붙어 끈적거리는 나이
잠시 화장실 소변기 앞에 서서 짤막짤막
눈물을 끊어 뱉는다
내가 껌을 어디다 뱉었을까
모르는 건 청소아주머니에게 물어봐야 한다
오줌 마려운 손을 쪽쪽 빤다
어디선가 계절이 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