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정거장
강남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는 여섯 정거장.
너를 기다리느라 움푹 파인 여섯 정거장.
눈 쌓인 뒤 내리는 비.
차가움에 어쩔 줄 모르는 비
를 따라 질창거리는 걸음.
봄볕같을 너는 봄이 되어야 올 것인가
지난 봄에도 오지 않은 너는
다음 봄 되면 올 건가
매일 밤 외로워 늘어진 선로에 묻는다
나란히 나란히
집에 갈 날은 언제인가
여섯 개 정거장을 혹성처럼 뛰어넘으며
너를 기다리느라 넓어진 우주 여섯 정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