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의 현대적 해석,
마르크스는 1860년대 중반 두 딸(예니와 로라)과 그 당시 유행하던 ‘고백’(confesion) 게임을 하면서 딸들의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마르크스의 성품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덕목은? – 단순성
아버지가 남자에게서 가장 좋아하는 덕목은? – 강인성
아버지가 여자에게서 가장 좋아하는 덕목은? – 연약성
아버지의 주된 성격은? – 목적의 단일성
아버지가 생각하는 행복은? – 싸우는 것
아버지가 생각하는 불행은? – 굴복하는 것
아버지가 가장 쉽게 용서할 수 있는 악덕은? – 쉽게 속는 것
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악덕은? – 굴종
아버지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마틴 터퍼(1810-1889: 내용 없는 도덕을 설교하는
시들을 지은 영국의 시인)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 독서에 빠지는 것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 셰익스피어, 이이스큘로스(Aeschylus: 그리스의
비극시인), 괴테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산문작가는? – 디드로(1713-1784: 프랑스의 혁명적 부르주아
사상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 스파르타쿠스, 케플러[1713-1630: 병약∙빈곤∙전재
(戰災) 중에서도 행성(行星)의 세 법칙을 발견한 독일의 천문학자]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여주인공은? – 그레트헨(괴테의 『파우스트』 1부의 여주인공)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 월계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 빨강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 로라, 예니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 생선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경구(警句)는? – 모든 인간적인 것은 나와 관련이 있다.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좌우명은? – 모든 것을 의심하라.
제3편 제7장 제2절(가치증식과정)의 설명이다. 방적공장의 자본가가 20원어치의 면화와 4원어치의 방추를 구매하고 3원의 임금으로 노동자를 고용해 하루 동안 면사를 생산했는데, 하루의 생산물인 면사가 항상 30원에 팔려 3원의 이윤을 자본가에게 낳았다. 마르크스는 이 이윤 3원이 어디로부터 나온 것인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마르크스는 생산과정에서 면화와 방추는 자기의 가격을 그대로 면사의 가격에 ‘이전(transfer)’시키지만, 노동자는 노동을 새롭게 면사에 추가함으로써 면사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한다는 것, 따라서 노동자가 하루의 노동을 통해 임금 3원보다 더 큰 가치를 ‘창조’하기 때문에 이윤 3원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1만 원짜리 한국은행권의 ‘가치’는 1만 원짜리 지폐의 생산에 드는 사회적 노동량이 아니라, 1만 원짜리 지폐가 구매하는 상품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m을 ‘잉여가치’(surplus-value)라고 부르며, 최초의 화폐는 m만큼 증식되었다. 바로 이러한 순환운동이 화폐(또는 일반적으로 말해 가치)를 ‘자본’(capital)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을 ‘과정 중의 가치’(value in process) 또는 ‘과정 중의 화폐’(money in process)라고 부르게 된다.
이 순환의 목적이 가치의 증식이기 때문에, 제1회의 순환이 100원-C-120원으로 끝나더라도 120원을 더욱 증식시키려는 동인이나 동기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120원-C-150원의 제2회 순환이 이어지고, 그 다음 제3회의 순환이 뒤따라온다. 다시 말해 이 순환운동에서 가치는 하나의 ‘자동적인 주체’(an automatic subject)가 되어 이 순환운동을 무한히 계속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본을 ‘스스로 증식하는 가치’(self-valorising value)라고 부른다.
순환운동에서 가치는 끊임없이 번갈아 화폐와 상품의 형태를 취하면서 증식하기 때문에, 이 순환운동에 들어와 있는 화폐나 상품은 모두 자본이 취하는 ‘변태’(變態: metamorphosis)이다. 다시 말해 화폐도 자본이고, 상품도 자본이다.
판매자가 어떤 특권을 가져 100원의 상품을 110원에 팔 수 있다고 가정하면, 판매자는 10원의 잉여가치를 얻게 된다. 그러나 그는 판매한 뒤 제3의 판매자로부터 다시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인데, 이 경우 그는 100원의 상품에 대해 110원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람은 판매자로서는 10원의 이익을 얻었지만 구매자로서는 10원을 잃게 되어 잉여가치를 얻지 못한다. 결국 모든 상품소유자가 자기들의 상품을 그 가치보다 10% 비싸게 판매하게 되는데, 이것은 상품들의 가격만 인상할 뿐 아무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판매하지 않고 구매만 하는, 따라서 생산하지 않고 오직 소비만 하는 상류계급이 있다고 가정하면, 판매자는 가치 이상으로 상품을 팔아 잉여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류계급은 상품소유자들로부터 어떤 강제나 권리에 근거해 미리 화폐를 수탈하지 않으면 그러한 생활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므로, 결국 상품소유자들은 자기가 바친 공물(貢物: tribute)을 높은 상품가격에 의해 다시 회수하는 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잉여가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상품소유자 A가 40원의 포도주를 B에게 팔고, 그 대신 50원의 곡물을 얻었다면, A는 10원의 잉여가치를 얻었을 것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교환 이전과 마찬가지로 총가치는 90원일 뿐이다. 다만 사회적 총 가치의 ‘분배’가 변화했을 뿐이다.
만약 가죽으로 장화를 만드는 경우, 장화의 생산에 새로운 노동이 추가되기 때문에, 장화의 가치 = 가죽의 가치 + 새로운 노동이다. 장화는 가죽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지지만, 장화를 다른 사람에게 팔지 않는다면 장화의 생산자는 가죽보다 더욱 유용한 장화를 스스로 소비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상품소유자는 자기의 노동으로 가치를 창조 할 수는 있지만, 자기가 가진 가치를 증식시킬 수는 없다. 상품생산자는 다른 상품소유자들과 접촉하지 않고서는 가치를 증식시킬 수 없다. 즉 유통영역의 외부에서는 화폐 또는 상품이 자본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할 수도 없고, 또 유통의 외부에서 발생할 수도 없다. 자본은 유통에서 발생해야 하는 동시에 유통의 외부에서 발생해야 한다. … 화폐소유자는 상품을 그 가치대로 구매해 그 가치대로 판매해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과정의 끝에 가서는 자기가 처음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유통으로부터 끌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 이것이 바로 문제의 조건이다.”
결국 화폐소유자가 어떤 상품을 유통영역에서 그 가치대로 구매하지만, 그 상품을 ‘소비’ 또는 ‘사용’하는 과정에서 그 상품이 자기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상품이 어디에 있을까? 가치의 ‘실체’는 인간노동이고, 인간노동이 가치를 창조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을 소비 또는 사용하는 것이 가치를 창조하는 것(즉, 노동하는 것)으로 되는 ‘특수한’ 상품이 존재해야 한다. 이 특수한 상품이 바로 노동력(labour-power) 또는 노동능력(labour-capacity)이다. 노동력은 인간의 신체 소에 있는 육체적∙정신적 능력의 총체로서 인간이 사용가치를 생산할 때마다 지출하는데, 노동력의 지출행위를 우리는 노동(labour 또는 work)이라고 부르며, 노동이 가치를 창조하게 된다.
노동력의 소유자가 스스로 노동력을 사용해 살아갈 수 있다면, 노동력을 상품으로 판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력을 판매하는 사람은 생활수단이나 생산수단을 전혀 가지지 않아야 하며, 오직 자기의 노동력을 팔아 살 수밖에 없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르크스는 임금노동자를 ‘임금노예’(wage slave)라고도 부른다.
흔히들 “임금노동자는 이중(二重)의 의미에서 자유롭다”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인격적으로 자유롭다(free)는 것과 재산이 없다(free from property)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동력의 가치’라는 올바른 개념보다는 ‘노동’의 가치 또는 가격(또는 자연가격, 필요가격, 시장가격)이라는 그릇된 개념이 마르크스 이전의 경제학자들을 지배한 현실적인 이유는?
‘노동의 가치 또는 가격’이라고 말하는 것이 불합리한 이유는?
‘노동’이 상품으로서 시장에 판매되려면 판매되기 전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데, 노동은 오직 노동자의 활동으로서 존재할 뿐이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노동을 시작할 때는 노동력은 이미 자본가의 것이므로, 노동을 자본가에게 판매할 수가 없다.
12시간 노동이 6원의 가치를 창조한다고 하자. 첫째, 자본가가 12시간의 노동에 대해 6원을 임금으로 지불하면 이윤을 얻을 수 없다. 둘째, 12시간의 노동에 대해 6원보다 적게 지불한다면, 12시간의 노동이 그보다 적은 노동과 교환되는 것과 같으므로, 노동량에 따른 교환이라는 가치법칙은 성립되지 않게 된다.
‘노동의 가치’라는 표현은 동어반복이다. 12시간 노동의 가치가 12시간이라고 말하는 것은 동어반복이기 때문이다. 노동은 가치의 실체며 또 내재적 척도이지만, 그 자체는 특정의 가치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노동의 가치’는 불합리하다.
만약 이러한 물질적 조건들 위에서 기업의 목적을 잉여가치의 획득에 두지 않고 주민 전체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에 둔다면, 자본주의는 새로운 더 높은 단계의 사회로 이행할 것이다.
산업자본의 형성을 촉진한 역사적 요소들은 식민제도, 국채제도, 근대적 조세제도, 보호무역제도 등이었다. “이러한 방법들은 봉건적 생산 양식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의 전환과정을 온실 속에서처럼 촉진해 그 과도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국가권력… 을 이용한다. 폭력은 낡은 사호가 새로운 사회를 잉태하고 있을 때에는 언제나 그 조산사(助産師: midwife)가 된다. 폭력 자체가 하나의 경제적 잠재력이다”. 이렇기 때문에,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털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이 세상에 나온다”.
상품의 매매에 소비하는 시간은 아무런 가치도 창조하지 않는다. 이것은 열의 생산과정에서 불을 붙이는 노동이 필수적이지만 열 그 자체를 생산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옛날에는 독립의 직접적인 생산자는 자기의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기 위해 주로 휴일에 매매행위를 했다.
상업노동자는 매매활동에 전념함으로써, 생산적 노동자들이 매매활동에 종사할 때보다 비생산적인 매매시간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생산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증대시키며, 따라서 잉여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다. 상업노동자는 “에너지의 쓸모 없는 지출을 감소시키거나 생산시간을 증대시켜 주는 기계로 간주될 수 있다”.
노동자가 가치와 잉여가치를 창조하는 시간은 노동시간뿐이다. 포도주를 생산하는 기업을 고찰하면, 노동자가 포도를 짓밟아 포도즙을 만드는 노동시간에는 가치와 잉여가치가 창조되지만, 창고 안에서 포도즙이 발효하는 시간에는 창고나 참나무 통 등 고정자본의 가치가 포도주로 이전(transfer)될 뿐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오래 된 포도주가 고정자본의 가치이전액보다 훨씬 더 비싸게 팔리지만, 이것은 소비자의 기호에 의해 오래 된 포도주가 ‘독점가격’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은 자기의 가치를 증식시키기 위해 또는 최대한의 잉여가치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혁신에 매진하는 경향을 가진다. 따라서 자본의 기술적∙유기적 구성이 고도화하는 경향이 있다.
“미개인이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리고 자기의 생활을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자연과 투쟁해야만 하듯이, 문명인도 그렇게 해야만 하며, 어떤 사회 형태에서도 그리고 있을 수 있는 모든 생산양식 아래에서도 그렇게 해야만 한다. 문명인의 발전에 따라 이 자연적 필연의 왕국(the realm of natural necessity)이 확대된다. 왜냐하면 그의 욕구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생산력도 확대된다. 이 왕국에서 자유는 오직 다음과 같은 점이다 사회화된 인간, 결합된 생산자들이 자연과의 신진대사를 합리적으로 규제함으로써 그 신진대사를 집단적인 통제 아래에 두는 것, 그리하여 최소의 노력으로 그리고 인간성에 가장 알맞고 적합한 조건 아래에서 그 신진대사를 수행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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