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이레, 2006 (처음 펴냄)
슬픔이 주는 기쁨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우리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안 변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이따금씩 건물 내장(內臟)에서 엘리베이터가 쉭 하고 솟아오르는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호텔 방에 누워 있으면, 그곳에 도착하기 전에 일어났던 일들 밑에 금을 그을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는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 안개가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가장 자신 있게 유혹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랑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다. 상대를 향한 강렬한 욕망은 유혹에 필수적인 무관심에 방해가 된다.
침묵은 어느 쪽으로도 빠져나갈 도리가 없는 고발장이었다.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그것은 상대가 따분한 사람이라는 뜻이 되고, 매력적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침묵하면 구제불능일 정도로 따분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이 분명해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두 가지 종류의 거짓말의 차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피하기 위한 거짓말과 사랑받기 위한 거짓말. 유혹 과정의 거짓말은 다른 영역의 거짓말과 매우 다른 면이 있었다.
사랑받기 위한 거짓말에는 괴상한 가정이 수반된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혹의 어느 시점에서 배우는 관객을 잃을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결실과
가장 위대한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태롭게 사는 것이다!
너의 도시들을 베수비오 산기슭에다 세우라!
- 니체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 갖고 있다고 상상하는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자존심 = 이룬 것/내세운 것
함께 로맨틱해질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로맨틱한 사람은 없다.
정신을 팔 일이나 친구도 없어 깊은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 우리는 드디어 사랑의 본질과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여자들은 홀로 있는 남자들의 절망에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미래의 충성과 이타심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 파스칼
나는 자신의 내부가 흥미로워 굳이 도시까지 ‘흥미롭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을 원했다.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 프루스트
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왕좌에 앉아 있지만
그래봐야 내 엉덩이 위일 뿐이다.
- 몽테뉴
부패로 악명 높은 성직자들을 관리하던 잉글랜드 제임스 1세가 말 한 마리를 살찌우지 못해 고민하자, 조정의 어릿광대인 아치볼드 암스트롱은 그 말을 주교로 임명하기만 하면 금방 살이 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존 드라이든의 말을 빌리면, “풍자의 진정한 목적은 악의 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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