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약
그게 그렇게 되고
그게 그런 것이었다고 밝혀질 때
그게 그것이 될 때와
그게 그것이 아닌 것이 될 때
또는 그처럼 되지 않고
그처럼 될 뻔한 것이었을 때
그 모든 그것들의 전후와
그것들과 그것들 사이에서
묵묵히 꽃이 여름을 먹고 떨어지고
그림책 속 친구가 책 속에서 빠져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마법약을 조제하고
내게 일어나길 바라는 그렇고 그런 일들을
생각하며 강남 거리의 여자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도 누군가는 늘
그래왔다는 듯
그렇지 않을 일도 없고
딱히 그럴 일도 없다는 듯
손끝 위로 온몸을 누르고
기타 줄을 부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