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부리나케 뭔가를 이루려 하고,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이들은 불안과 떨림 기대 속에 뭔가를 이루려 하고,
회사에 염증을 느낀 이들은 회사를 그만 둔 후 뭔가를 이루려 한다.
일을 시작하고 5-6년, 이룬 것 없이도 뭔가 이룬 듯하고
진흙밭 구르는 듯한 ‘덤빔’이 피곤하고 귀찮고
깨끗한 옷에 포근한 소파에 레스토랑 테이블에만 앉고 싶은 내가 지겹지만
그냥 하던 데로 하는 게 익숙하고,
익숙한 게 편안하고,
머물기만 해도 연봉은 오르고 직급도 오르고
내 생활도 오를 것 같은 생각에 달콤졸립게 누워있다 보면
남들도 나를 알아주고 나도 딱히 위기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지금.
지금이 아마도 내 삶에 최대 위기겠지.
슬럼프란 저번만 못한 게 아니라, 저번과 같은 것이다.
그나저나 요즘 왜 이렇게 내 얼굴이 어색할까?
내가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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