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 코리아, 2011년2월
파리의 지하세계
현대 파리 시는 석회암과 석고로 형성된 거대한 지반 위에 자리하고 있다. 로마인들이 맨 처음 이곳에서 석회암을 채취했다. 시테 섬과 카르티에라탱에는 그들이 만든 공중목욕탕, 조각상, 경기장이 여전히 남아 있다. 로마인이 거주하던 루테티아가 수백 년에 걸쳐 파리로 변모해가는 동안 채석공들은 땅 속으로 구멍을 더 깊고 넓게 파며 루브르 박물관과 노트르담 대성당 같은 파리의 대형 건물을 지을 재료를 깎아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요피는 대답한다. “많은 사람이 파티를 열려고 여기로 내려와요. 그림을 그리러 오는 사람도 있고요. 일부는 파괴하거나 창조하거나 탐험을 하러 오죠. 여기에서 우리는 하고 싶은 걸 합니다. 규칙 따위는 없어요. 지상에서는…”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빅토르 위고는 파리의 하수도를 일컬어 ‘파리의 양심’이라고 했다. 하수도에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해 보이기 때문이다.
지하 탐사를 마치고 지하족인 요피와 도미니크가 물에 잠긴 채석장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마친 뒤, 버려진 철도 터널을 통해 지상으로 나가고 있다. 다수의 또래 젊은이들처럼 두 사람은 지하세계의 자유를 사랑한다. “지상에는 규칙이 너무 많잖아요.” 요피는 말한다. “지하에서는 우리가 하고 싶은 데로 하죠. 그럴 만한 데가 또 어디에 있겠어요?”
신기하고 화려한 깃털의 진화
새의 날개깃은 맞바람의 힘을 견뎌내기 위해 비대칭 모양으로 생겼다. 날개 맨 앞부분은 가늘고 뻣뻣한 반면 맨 뒷부분은 길고 유연하다.
우리가 흔히 보는 기다란 깃잎은 형태가 대체로 비슷한데, 이는 비행을 위한 깃털은 다양하게 진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에게 과시하기 위한 깃털은 보다 창의적으로 진화했고, 그중 상당수는 화려한 색깔을 띠고 있다. 이밖에도 새에 따라 깃털은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체온을 낮추거나 높이고, 소리를 내거나 없애며, 물에 뜨거나 눈밭에서 걷고, 청력 향상을 위한 소리를 모으며, 둥지를 짓고, 소화를 돕거나, 물을 나르는데 쓰인다. 심지어는 포식자를 만났을 때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 깃털을 떼어버리고 도망가는 새도 있다.
아편전쟁
아편 중독은 바다흐샨 주의 사르 아브 마을에 만연해 있다. “가족 모두가 아편에 중독돼 있어요.” 딸들 옆에서 친구와 아편을 피우고 있는 주마 굴은 말한다. “쥐나 뱀까지도 중독돼 있는 걸요.” 의료 시설이 없는 외진 마을에서는 아편을 약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확기가 되면 농민들은 양귀비 열매에 칼로 상처를 낸다. 그러면 상처에서 보랏빛 진액이 흐른다. 이 진액이 마르면 금속 도구로 긁어모아 생아편덩이를 만든다.
“이곳에는 두 가지 돈이 통용되는데, 하나는 양귀비이고 또 하나는 미국 달러예요.” 수염을 기르지 않은 헬만드 주 농민 레마토우(33)가 미 해병대 기지에서 비료를 갖고 나오면서 말한다. “이게 우리 경제예요. 탈레반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닙니다. 그건 TV에나 나오는 얘기죠.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양귀비 농사를 지어요. 그리고 밀수도 직접 합니다. 원인은 탈레반이 아니라 가난이에요. 정부가 강제로 못하게 하지 않는 한 이곳 사람들은 양귀비를 계속 기를 거예요.”
“누가 마약밀수업자들을 막겠어요? 경찰이요?” 그가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 아편을 차로 실어 날라주는 자들이 바로 경찰이에요!”
폐물로 만든 인공어초
타이어와 선박만 인공어초가 되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인공어초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돕는 회사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어초 매장방식은 아직은 장례 산업에서 규모가 아주 작은 틈새시장일 뿐이다…. 묘지는 마이애미비치에서7km 떨어져 있는 수심 12m의 해저에 위치해 있었다. 허츨러가 잠수부용 칼로 추모 명판에 달라붙은 조류를 긁어내는 동안 나는 헤엄쳐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에는 장차 총면적이6.5ha인 수중 추모 공원이 세워질 예정인데, 현재 1단계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넵튠 인공어초에 안치되는 사람들은 먼저 화장해 재를 시멘트와 섞어 기둥에 넣거나 불가사리, 뇌산호 등의 형태로 만들어서 안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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