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 전집 제2 <아투안의 무덤>, 러슐러 르 귄, 황금가지, 2010(27)

 

 

 

 

 

 때로 지붕 기왓장 사이로 한 줌 별빛이 비쳐 들거나 눈이 떨어져 내렸다. 손만 대도 미어지는 먼 옛날의 비단 천처럼 차갑고 섬세한 눈이었다.

 

 

 

 테나는 몸서리를 치며 악몽에서 벗어나 잠을 깨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어딘가를 걷고 있었다. 너무나도 오래 걸은 나머지 온몸의 살이 다 흘러내려 어둠 속에 희미하게 빛나는 두 줄의 흰 팔뼈가 보였다.

 

 

 

 하늘의 광휘가 그 남자의 먼지투성이 머리카락에 닿았고, 잠시 동안 엉겅퀴를 황금으로 바꿔 놓았다.

 

 

 

 바다는 영원토록 말하고 있었다. 하나 그 언어는 그녀에게 생소했다.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그녀가 깨우치기 시작한 것은 바로 해방의 무게였다. 자유란 무거운 부담이었다. 영혼이 걸머져야만 하는 낯설고도 엄청난 짐이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물처럼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내려야만 하는 선택이었으며, 선택이란 몹시도 힘든 것일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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