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12
오늘도 사랑하네
--- 김원국
어제도 뽀르노를 보았는데
오늘도 그 여자를 보았네
어제도 울었는데
오늘도 울고 말았네
오늘은 다른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네
그녀는 어색하게 카메라를 보았네
그녀가 찢어질 것 같았고
나는 나를 찢고 화를 내고 말았네
그러나 외국 것, 외국 사람들이라
도통 욕이 서질 않았네
그러나 울음만은 똑같았네
나에겐 빈병이 있고 빈병은 날개가 있네
나는 먹고 먹고 하도 먹어서
돼지가 되었네
내 몸을 잡고 흔들면
쨍그렁 잡다한 것들이 소리를 내내
뽀르노를 보고 시를 쓴다니 창피한 일이라
비밀 번호를 12자리나 누르고
인터넷 안에서 울고 있다네
아무도 모르겠지
아무도 모르겠지
나도 모르게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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