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하세 세이슈, 북홀릭, 2011(초판발행)

 

 

 

 

 

 

 전 중국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싫다고요.”

 네가 좋아하는 건 미국인이랑 유럽인 아냐? 그 사람들 뺀 중국인이랑 한국인, 필리핀, 태국인도 싫어하지. 솔직히 말하면 라틴아메리카 사람도 싫어하잖아. 안 그래? 말 안 해도 알아. 우익 펑크잖아.”

 

 

 

 도박을 하는 인간에는 두 종류가 있다. 도박으로 돈을 벌겠노라 진심으로 믿는 바보와 똥구멍에서 모든 것이 빠져나가 버리는 듯한, 도박이 야기하는 마조히스틱한 관능에 중독된 인간이다. 토사와는 후자라 보았다. 그런 인간과 얽혀서 변변한 꼴을 본 적이 없었다.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럽지 않다. 고독을 느끼지도 않는다. 나는 하나의 완결된 존재다. 앓는 소리는 일반인만 할 수 있다. 나는 앓는 소리를 하지 않는 대신 일반인으로부터 돈을 뺏는다.

 

 

 

 날이 밝기 시작했다. 시커멓게 낮게 깔린 구름이 태양을 가려서, 다 죽어 가는 노인의, 표면은 눅눅한 주제에 안은 바짝 말라있는 피부처럼 생기 없는 공기가 새벽 야스쿠니 길을 뒤덮고 있었다.

 

 

 

 무슨 헛소리야? 매일 넋두리를 들어 줄 엄마 젖이 필요해? 신문에 따르면 우린 문명세계에 살고 있다ㅏ고 하지. 그건 사기야. 우린 정글에 살고 있어.”

 

 

 

 나도 꿈을 꾼다. 하지만 꿈 같은 건 요만큼도 의미 없다는 걸 지난 긴 세월을 통해 나는 진절머리나도록 체감했다. 그런 깨달음을 나츠미에게 전할 의지도 지금의 나에게는 없었다.

 

 

 

 창 너머로 신주쿠 거리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케이오 플라자 22층에서 바라보는 신주쿠는 데생이 미묘하게 잘못된 스케치와 같았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보는 이를 불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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