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 전집 3머나먼 바닷가, 어슐러 르 귄, 황금가지, 2010(2판5쇄)
그는 분수에게 말하기라도 하듯이 반쯤 목소리를 내어 말했다. 분수는 듣지 않았고 은빛 혀로 재잘거리기만 했다.
“너의 뿌리는 깊다. 너는 힘을 지녔어. 네겐 공간이, 자라날 공간이 필요해. 그래서 너에게 제안하는 거란다. 인라드의 집으로 가는 안전한 여행 대신 종점을 알 수 없는 위험한 항해를 말이다.”
용들은 마치 꿈 같은 존재란다, 아렌. 우리 인간들은 꿈을 꾼다. 우리는 마법을 연구하고, 선을 행하고 악을 행하지. 용들은 꿈을 꾸지 않아. 그들 자신이 꿈이다.
“알겠느냐, 아렌. 하나의 행위라는 것이,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돌멩이 하나를 집어서 던지면 맞거나 빗나가거나 하고 그걸로 끝이 나는 그런 게 아니란 걸 말이다. 돌을 들어 올리면 땅은 가벼워진다. 돌을 쥔 손은 무거워지지. 그게 던져지면 별들의 운행이 반응하고, 그게 맞히거나 가서 떨어진 자리로부터 우주가 변한단다. 모든 행위마다에 전체의 균형이 달려 있어.”
‘앞으로 무슨 일이 닥쳐도 상관없어. 아침 바람 속에 나는 용들을 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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