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에서

 

나루토 58권을 읽다 울었다

예식장과 나이트클럽이 한 몸이라

시적인 삼모 오피스텔 앞에서

잠자리 닮은 7월 햇살이

모텔 간판에 붙어 날개를 떨고

공수 낙하하는 에어컨 바람에 눌린

나이트클럽 하객들은

소년의 발바닥을 닮은 커피를 쭉쭉 빨고

나는 카페 바닥에 누워

한참을 크게 울고 싶었다

울고 난 뒤엔

놀부 부대찌개를 먹을까

신선 설렁탕을 먹을까

고민하며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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