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나

 

 

담배가 나를 물고 점차 뭍으로 간다

삐그덕 삐그덕 두터운 밤 주름을 작대기로 밀어내며

담배가 나를 물고 오징어잡이를 마친다

 

외로움을 분리 수거함에 내놓고

좁아지는 골목 귀퉁이에 자리잡은

바둑돌 같은 아저씨들을 본다

세월이 짜그락거린다

 

오늘따라 잉크는 머뭇거리고

쑥스러운 듯 자주 무릎 꿇는다

어제도 참 그랬다

 

담배가 나를 뱉고

전화기에 불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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