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김영사, 2012(118)

 

 

 

 

 

 지루하지 않을 때 완벽을 추구하기가 훨씬 더 쉬운 법이다.

 

 

 

 자제력과 인지적 노력이 모두 정신 작업이라는 사실은 이제 확실한 명제이다.

 

 

 

 인지적으로 바쁜cognitively busy’ 사람들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섹시한 언어를 사용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피상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바우마이스터는 의지나 자제력 유지 노력이 피곤한 일임을 거듭 확인했다. 억지로 뭔가를 하도록 자신을 독려해야 한다면, 다음 도전이 닥쳐왔을 때 자제력을 발휘하려 하지 않거나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든다.이런 현상을 자아 고갈ego depletion’이라고 한다.

 

 

 

앨렌 똑똑하다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질투심이 많다

질투심이 많다 고집스럽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근면하다 지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벤보다 앨렌에게 훨씬 더 호감을 느꼈을 것이다.

 

 

 

 일반적 회의 관행인 공개 토론은 먼저 나서서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훨씬 더 무게감을 주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저 그의 뒤에 줄을 서게 만든다.

 

 

 

 제한된 증거로 내리는 성급한 결론은 직관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이 책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나는 이를 줄여 WYSIATI라고 부르겠다. “당신에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다What You See Is All There Is”라는 뜻이다. 시스템1은 인상과 직관을 생산하는 정보의 질과 양 모두에게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둔감하다.

 

 

 

 과학자들은 정치적 지식은 부족하고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긴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들이 찾으려 했던 것을 찾았다. 예상대로 얼굴에 묻어나는 유능함이 투표에 주는 영향은, 정보 취득 능력이 뛰어나고 텔레비전을 적게 시청하는 유권자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고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유권자들이 약 세 배 정도 더 강했다.

 

 

 

 인생에서 보는 많은 일이 무작위로 일어난다는 믿음을 거부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지나칠 만큼 강하다.

 

 

 

 또한 심리학을 가르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시간 낭비라는, 불편한 결론을 뒷받침해준다.

 

 

 

 이야기에 더 구체적으로 살을 붙여 기술했다면, 독자는 구글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이해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의 성공 비결을 둘러싼 소중한 원론적 교훈을 배웠다는 느낌도 갖게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구글의 이야기에서 뭔가를 이해하고 배웠다는 당신의 느낌은 대부분 착각이라고 봐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다. 어떤 어떤 설명이 적절한지 점검하는 법을 아는가? 궁극적으로 사건을 미리 예측 가능하게 만들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다.

 

 

 

 강력한 WYSIATI 규칙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갖고 있는 제한적인 정보가 마치 자신이 아는 전부인양 생각하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구할 수 있는 정보로 가장 개연성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만일 그것이 좋은 이야기라면 믿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아는 게 거의 없을수록, 즉 퍼즐에 비유하면 맞출 수 있는 조각의 숫자가 적을수록 오히려 정합적 이야기를 만들기 쉽다.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세상이 이해된다는 확신은, 무한대에 가까운 우리의 무지함을 애써 외면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안전한 반석 위에 세워진다.

 

 

 

 이처럼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고 난 후, 자기는 이미 진작부터 그런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고 있었다고 믿는 현상을 사후확신 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한다.

 

 

 

 사후확신은 의사, 금융가, 3루 코치, 최고경영자, 사회복지사, 외교관, 정치인처럼 타인을 대신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불리한 결과를 낳는다.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아무리 좋은 결정을 내렸다 해도 비난을 받고, 이후로는 분명 성공적이었던 결정들마저 신뢰받지 못한다.

 

 

 

 타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표준 운영 절차를 따른다. 자신이 내린 결정이 훗날 비난과 성토, 검토의 대상이 되리라 예상하는 의사결정자들은 관행적인 방법을 선호하고 위험을 결코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의료 사고 소송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의사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술 절차와 방법을 바꾸었다. 더 많은 테스트를 지시했고, 전문의들에게 더 많은 사례를 알려주었으며, 실효가 없더라도 일반적인 치료법을 적용했다. 이런 행동은 환자를 돕기보다는 의사를 보호하는 일이며 이해 갈등만 더욱 증폭시킨다.

 

 

 

 이 도서와 유사한 주제를 가진 책들의 기본 메시지는 좋은 경영 관행을 찾아낼 수 있고, 좋은 경영 관행에는 좋은 실적이라는 보상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 두 내용 모두 과장이다. 더 성공하거나 덜 성공한 기업의 비교는 사실 더 운이 좋거나 덜 운이 좋은 기업의 비교나 마찬가지이다.

 

 

 

 <트레이딩은 당신의 재산에 위험하다Trading Is Hazardous to Your Wealth>라는 논문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하는 투자자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낸다는 걸 보여줬다. <사내아이들은 늘 그렇다Boys Will Be Boys>라는 논문에서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불필요한 생각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투자 성과가 좋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사실 거의 다 몰랐다) 거의 모든 주식 투자자는 운에 좌우되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트레이더들은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이 상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교육받은 만큼 합리적 예측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도로 효율적인 시장에서 교육에 기초한 추측들은 어림짐작이나 다를 바 없이 부정확하다.

 

 

 

 체스 대가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결과는, 고난도의 체스 기술을 익히려면 적어도1만 시간의 집중적인 연습, 즉 하루 5시간씩 체스를 둔다고 가정했을 때 약 6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처럼 강도 높은 집중의 시간 동안, 신중한 체스 선수는 매 수마다 공격 내지는 방어가 가능하게 말을 배열할 수 있는 수천 가지 수들에 익숙해진다.

 

 

 

 낙관주의는 정상적인 생각이지만 어떤 행운아들은 타인보다 더욱 낙관적이다. 당신이 낙관적 편향을 타고났다면 행운아라는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이미 자신이 행운아라고 느낄 테니 말이다.

 

 

 

 위험 회피는 조직과 개인 모두 현상태가 최소 한도로만 변하는 걸 선호하는 강력하고 보수적인 힘이다. 이러한 보수주의는 우리가 이웃, 결혼 생활, 직장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중력에 이끌리듯 기준점 주위에 함께 모여서 생활한다.

 

 

 

 실패를 수용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자신의 패배와 상대의 승리가 확실한데도 무의미하게 끝까지 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뉴욕에 있는 많은 상점들은 복권을 팔고 있고 모두 성업 중이다. 단번에 거금을 움켜쥘 수 있는 복권 구매 심리는 테러리즘의 심리와 유사하다. 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을 얻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은 여러 사람들의 공통적인 감정이며, 직장과 가정에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 감정은 더욱 커진다. 내가 버스를 피하면서 즉각적으로 두려움을 피한 듯 안도감을 느꼈던 것처럼,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즉각 즐거운 환상에 빠진다. 복권 당첨과 버스 폭탄 테러의 가능성은 둘 다 엄청나게 낮다. 그러나 오직 가능성만 중요할 따름이다.

 

 

 

 후회는 감정이자 우리가 자신에게 내리는 벌이다.

 

 

 

 즉 경험 자아는 지금 아픈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자아이고, 기억 자아는 전체적으로 어땠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자아이다.

 

 예전에 강의를 마친 후 한 청중이 들려준 이야기는 기억과 경험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LP로 오랫동안 교향곡을 감상하던 그는 연주 마지막 무렵 갑자기 끔찍한 소리를 듣고 경악했다. 판의 끝 부분이 긁혀 있어서 소음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나쁜 마무리가 전체 음악 감상 경험을 망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그 경험이 망가진 것은 아니다. 오직 그의 기억 속에서만 그렇다고 느낀 것뿐이다. 경험 자아는 전체적으로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나쁜 마무리가 그것을 완전히 무효로 흐뜨러놓을 수는 없다. 이미 일어났고 끝난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 감상은 매우 좋지 않게 끝났기 때문에 그는 그 경험 전체에 낙제점을 부여했지만, 그 등급은 사실상 음악을 감상하는 40분 동안 느꼈던 희열을 무시한 처사이다. 실제 경험은 전혀 중요하지 않단 말인가?

 

 기억 자아는 가끔 틀리지만 점수를 매기고 우리가 삶 속에서 배운 것을 지배하고 결정을 내린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미래 경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기 미래 기억의 질을 최대로 높이는 법을 배운다. 이것은 바로 기억 자아의 폭압이다.

 

 

 

비공식적 관찰 결과,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경험 자아가 느끼는 고통에는 놀라울 만큼 무관심하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고통 받는 내 경험 자아에 연민을 느끼지만 고통을 받는 타인에게 느끼는 것보다 연민을 느끼진 않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나의 기억 자아이며, 내가 생활하게 해주는 경험 자아는 내게 낯선 사람과도 같다.

 

 

 

 물가가 비싼 미국 지역에서 그 이상을 넘으면 행복 경험이 늘어나지 않는 포만감 수준은 가구 소득 약75,000달러 정도(생활비가 낮은 지역에서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였다. 이 수준을 넘는 상황에서는 소득과 관련된 행복 경험이 평균적으로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흥미로운 장소로 떠나는 휴가와 오페라 입장권, 생활환경 개선 등을 포함해 많은 즐거움들을 돈 주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결과이다. 이처럼 추가된 쾌락들이 왜 행복 경험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걸까? 소득이 늘수록 인생의 자잘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도발적 증거 하나를 살펴보자. 학생들에게 돈 생각을 하라고 했더니 초콜릿 바를 먹는 그들의 얼굴 표정에서 즐거움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행복 경험은 평균적으로 결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결혼이 행복에 아무런 변화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생의 어떤 면은 더 좋게 바꾸지만 또 어떤 면은 더 나쁘게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개인이 처한 환경과 인생 만족도의 상관관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행복 경험과 인생 만족감이 주로 유전적 기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행복해지려는 성향은 신장이나 지능과 마찬가지로 유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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