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쉬는 시간

 

원래 꿈은 작가였지만

나중 꿈인 카피라이터가 되어 일을 한다.

너무 바빠 원래 꿈은 분실된다.

친구들, 자유시간, 여가, 주말 그런 건 진작에 조기 소멸된다.

 

프로게이머 김요한은 선수시절 휴대폰 번호에

12개의 전화번호만 저장되어 있었다는 일화를 기억한다.

내가 만난 친구가 내가 아니라,

내가 한 일이 나다.라는 생각을 자신에게 구겨 넣으며 다시

일에 매진한다.

 

일밖에 남지 않도록 일하다 보면,

결국 일이 가장 소중해질 수밖에 없는 신나고 재미나는 공식에 나를 대입한다.

 

그러다 차장 즈음

일을 제법 한단 소리를 겨우 들을 때쯤

내게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함을 느낀다.

 

아니지. 그 꿈은 원래부터 있었으나

이제 겨우 내  밥벌이 한다는 생각이 들기에

꺼내 들여다볼 여유가 생긴 거겠지.

 

그래서 다시

원래의 꿈을 쓴다.

하루 한 페이지.

혹은 이틀에 한 페이지.

일하기 전 잠깐 나만의 쉬는 시간에.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에게

그렇게, 그들이 잊고 있던

쉬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건

플레이 중이 아닌 경기에 쉬는 시간은 없다는 것

공부시간 없는 쉬는 시간은 가치가 없다는 것

 

악으로, 깡으로, 욕심으로, 자존심으로, 성취에 대한 강박으로

우리 열심히 일해왔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더 악으로, 더 깡으로, 더 욕심으로, 더 치졸한 자존심과 강박으로

더 쌔게 붙어보자

저마다의 세상과.

 

ps.

쉬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으며

이 책이 당신에게 줄 영향 또한 미비할 것이나

혹시 아는가?

나의 쉬는 시간이 나만큼

당신에게도 쉬는 시간이 되어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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