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를 고르는 법

 

 

 

 

시벨루스 광장을 지나는 동안

선글라스를 쓴 사람들을 분당 약 300명씩

마주하게 된다.

 

그들 중 누구의 선글라스가 더 감각있고

더 예쁘고, 더 멋지고는

누구나의 선글라스에 묻혀 구분되지 못한다.

 

선글라스 하나의 고민과

선글랄스 하나의 사색과

선글라스 하나의 불만족과

선글라스 하나의 할인률과

선글라스를 고를 때의 차마 포기 하지 못함과 헤맴은

윤동주 시인이 시를 쓸 때의 고민 보다 크면 컸지

적지 않을 듯해 보인다.

 

선글라스를 고르는 기준은 대략 두 가지.

스스로의 자기 만족과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 인한 자기 만족.

 

그러나 자 다시

시벨루스 광장으로 가보자.

 

몇몇 셀러브리티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선글라스는

타인에게 있어 그저 무가치하다.

그저 분당 300개씩 지나가는 선글라스일 뿐.

내 친구가 써서 짜증나거나

내 친구가 써서 부러운 선글라스일 뿐.

 

그러므로

타인에게 인정받음으로 인한 자기 만족이라는 우회의 만족보다

다이렉트하게 스스로의 자기 만족을 기준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텐데,

그때 깨닫게 되는 놀라운 사실은

 

타인의 기준을 배제한 순수한 자기 만족의 기준은

1.어라? 2.안 보여!! 3.뭐였지?

일 수 있다는 것.

 

불행히도 대부분의 우리에게 자기만족이란,

난 이게 좋아가 아니라

너 이거 멋지네!” 였다는 것.

 

엄밀히는 타인만족이라는 것.

 

이걸 좀 더 염세적으로 말하자면,

노예의 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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