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셔츠, 존 스칼지,폴라북스, 2014(초판 1)

 

 

 

 

 

 "알고 싶으니까. 난 늘 알고 싶었어."

 "그래. 넌 그런 사람이지. 진실을 찾는 존재.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자."

 "맞아."

 "자신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고 쓰인 존재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

 "그래."

 

 

 

 이 우주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실존적 권태로 괴롭다고? 배부른 소리 하고 자빠졌네. 물론 너는 광대한 역사의 장에서 한낱 미천한 벌레에 불과하지. 그래도 그 미천한 벌레가 같잖은 글이라도 써서 먹고살잖아. 덕분에 남들처럼 무거운 짐을 들고 낑낑대거나 식당에서 음식 주문을 받지 않아도 되고. 정신 차리고 다시 일이나 해.

 

 

 

 "못대가리 위에서 천사들이 몇 명이나 춤출 수 있는가를 놓고 신학자들이 격론을 벌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 네 질문이 그보다 더 어처구니없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그래서 결론이 났대? 못대가리 위에서 천사들 몇 명이 춤출 수 있는지?"

 "설마 진짜로 그랬겠어? 일종의 전설일 뿐이야. 설령 그랬다 해도 답은 뻔하지. 주님이 원하시는 만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