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빗장 잠그고 복수를:

 

 

 

사실 누구나 마음에 다양한 방어기제들이 있겠지.

내 마음엔 단단한 빗장 하나가

그리움이 터져나오는 통로에 문을 대고

열리지 않도록 단단히 누르고 있어.

처음엔 의식적이었지만

이젠 눌어붙은 듯

열고 싶어도 열리지 않아.

심지어 이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지.

다만 그리움 없이 산다는 건

목구멍이 따갑고 눈이 벌개질 정도로 건조한 일이라

그래 그때 이 빗장을 질렀었지

생각하게 될 뿐.

덕분에 차갑다 메말랐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었지만

이게 없었으면 그리움에 퉁퉁 불어

누가 손만 대도 아프다 엄살을 떨게 되었을 거야.

17.

사무실에 출근해 도심 골목골목을 내려다보면

아직 빗장 잠그는 법을 몰라

신음하는 개들이 꽤 많을 거란 느낌이 들어.

쓰다듬어 주고 싶지만 동병상련 같은 건 질색이야.

차라리 복수가 내 성격엔 맞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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